
피판 카탈로그에 실린 스틸샷. 가면 쓴 주인공입니다. 네이버에서 훔쳐옴.
'얼굴을 바꾼다는 엽기적인 설정을 시적 감수성으로 담아낸 독특한 작품'이라는 카피에 이끌려, 감상한 영화였다. 그 엽기적인 설정을 간단히 풀어보자. 위의 사진에서 보이듯 사고로 얼굴을 잃은(다친) 주인공은 가면을 쓰고 집에 가둬져 있고, 그녀의 아버지는 젊은 여자들을 납치해서 얼굴 가죽을 벗겨 딸에게 이식 수술을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실험은 속속 실패한다-_-
이런 스토리가 그다지 엽기적으로 느껴지지 않을 만큼, 현대의 관객은 훨씬 더 심한 폭력과 엽기 코드에 익숙해져 있다. 최소한 나는 그랬다. 물론 비슷한 시대(1956년)에 만들어진 SF 영화 [우주의 침입자(Invasion Of The Body Snatchers)] 정도라면 원작 소설([바디 스내처]라는 제목으로 2004년에 국내에도 번역되어 나왔다)을 읽지 않은 사람에게는 오늘날에도 충분히 충격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옛날' 영화를, 그것도 부천까지 가서, 돈 내고 감상할 결심을 한 이유는 충격적인 스토리에 대한 기대심 때문이 아니었다. 그건 분명 '시적 감수성' 쪽에 관심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그게 별로였다. 이상하게도 나는 프랑스 (영화) 정서와는 친하지 않은 모양이다. 이 영화는 단조롭고 그다지 공포스럽지도 않고 어딘가 반짝~하는 부분이 들어있지도 않았다. '뭔가 보여주려 한' 엔딩마저 [400번의 구타]에 비하면 전혀 카타르시스가 없다.
역시 부천에 가서 볼 만한 영화는, 적어도 21세기 이후의 영화인 것이다. 애초에 이 영화는 '프랑스 SF 특별전'이라는 섹션 자체에 어울리는 영화도 아닌 영화였고, 여기에서 더 비약하자면 피판이 흘러가는 방향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할 수 있겠지만... 뭐 피판에 큰 관심도 없는 나 같은 일개 관객이 프로그래머 욕하는 것도 어불성설이고 하니, 생략. (07-7-15, 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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