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2007. 12. 29. 23:08



영화가 끝나고 난 뒤
주차장에서
우린 서로를 아주 오래 바라봤지
그리고 네가 내게 키스했어
성숙하고 젊은 숨결로.
그래서 나도 네게 키스했지
영원 같은 하룻밤이었어

영화 주인공들조차
그렇게 멋지게는 못했어
한 순간이
너무나 무한하게 느껴졌지
부드럽고 촉촉한 입술 위에서

난 네가 보고 싶은데
넌 마침내 내가 사라져 기뻐?
그 말을 들으니 참 유감이다
정말 유감이야
진짜 유감이라고

내가 네게 상처를 줬냐?
난 나 자신을 상처냈을 뿐이야
이런 슬픈 노래를 불러봐도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아

와인잔처럼 부서지기 쉬운 사랑
영원할 수 있었는데
와인잔처럼 부서지기 쉬운 사랑
영원히 지속될 순 없어
정말 유감이야
영원할 수 있었는데

우리의 키스를 기억해
영원 같은 하룻밤이었어.



Cursive - After the Movies
#1 from Such Blinding Stars for Starving Eyes (1997)




아주 ㅈㄹ나게 청승맞은 곡... 데뷔 앨범 첫번째 트랙부터 이런 노래를 넣다니 정상이 아닌 친구들인 건 확실하다. 06년쯤 가면 상당히 제정신을 찾아 사회성 있는 곡도 쓰기 시작하는데, 궁금하다면 전에 번역해놓은 이들의 최근 노래를 들어보시라. 앨범 내놓은 해만 보면 Bright Eyes보다 오히려 1년 빨랐지만, 인기는 훨씬 못 얻은 비운의 밴드 Cursive... 뭐 요즘 시대에 청승맞은 음악 싫어하는 건 동양이나 서양이나 마찬가지인가 보다.

...하지만 나는, 이런 노래를 굉장히 좋아한다.
그래 나 청승떠는 거 좋아한다. 청승떠는 내가 사라지니 넌 참 기쁘겠다... 망할...


앨범 전곡 다운로드(MediaF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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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필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