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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4.26 매닉타임 1.8년 결산 (1)
응용프로그램2017.04.26 09:00

지각을 얼마나 하건 간에, 나는 나 나름대로 내 업무 시간이나 패턴을 신경 쓰고 있다.


이직 1년 후 능률이 바닥을 치던 때, 시간 관리를 위해 매닉타임(ManicTime)을 설치했다. 사실 설치하고 나서 뭔가 극적으로 달라진 건 없지만... 뭐랄까, 자신이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점검하는 정도의 의미는 있었던 듯하다. 곧 윈도우도 다시 설치해야 하고 해서, 이 글을 마지막으로 더는 매닉타임을 쓰지는 않을 거다.


2015년 6월 21일부터 기록을 시작해 2017년 4월 22일까지 자료를 뽑았다. 이하 평균 계산에서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은 날(즉 PC를 전혀 켜지 않은 날)은 포함하지 않았다.


먼저 근무 시간. 보다시피 2015년 6월부터 10월까지는 야근을 한 날이 많았다. 그렇다고 주구장창 야근만 한 건 또 아니라서 그래프가 상당히 들쑥날쑥하다. 월별 평균 상위 세 개는 15년 8월이 10.03시간, 15년 10월이 9.99시간, 15년 7월이 9.86시간이다. 하위 세 개는 17년 4월 8.46시간, 16년 12월 8.59시간, 16년 11월 8.66시간이다. 15년 평균은 9.64시간, 16년은 9.24시간, 17년은 8.76시간으로 계속 하락 중이다. 아주 바람직하군.


매닉타임은 사용 시간, 자리 비움 시간, 세션 잠금 시간도 기록한다. 보통 자리를 비울 때 PC를 잠그는 편인데, 정말 급한 일이 있어 그냥 자리를 비우거나 잠그는 걸 잊을 때도 간혹 있어서 (그리고 PC를 잠그고 자빠져 잘 때도 있어서) 100% 정확한 데이터는 아니다. 월별 평균 상위 세 개는 16년 5월, 15년 7월, 8월로 각 6.60, 6.40, 6.39시간이었다. 야근한 날이 많았으니 PC 앞에 앉아 있는 시간도 긴 게 당연해 보인다. 하위는 16년 4월, 9월, 17년 4월로 5.39, 5.33, 5.25시간이었다. 이것도 당연하겠지.


사용 시간 / (자리 비움 시간 + 세션 잠금 시간)의 비율도 구해봤다. 아마도 근무 시간이 길어서인지 15년 6월, 7월이 2.06, 2.08로 제일 높았고 17년 3월이 2.04였다. 즉 나같이 생산성 높은(에헴) 사람조차 PC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자리를 비운 시간보다 길어야 2배라는 소리다. 하위는 16년 4월, 9월, 6월로 각 1.25, 1.38, 1.50이었다. 특히 16년 4월은 PC 사용은 5.39시간인데 세션 잠금이 3.94시간이었다. 16년 9월도 PC 사용은 5.33시간에 세션 잠금은 3.59시간. 세션 잠금 중 1시간은 무조건 점심시간이지만 나머지는? 회의, 회의, 그리고 회의. 이 회사는 PC로 하지 않는 잡무는 적은 편이므로 결정적으로 회의가 문제다. 시기상 부서 차원에서 분기별로 하는 회의 준비에 시간을 많이 썼던 것 같다. 물론 잔 시간도 포함되었겠지만 맨날 자는 건 아니니까...


다음은 많이 쓴 응용프로그램. 이 회사는 구글 앱스로 일하다 보니 크롬 사용량이 가장 크다. 구글 앱스 외의 모든 웹 검색(및 딴짓)에는 파폭을 쓴다. 워드, 애크러뱃은 원고 작업이다. 나는 이 회사 와서 교정지를 출력해서 교정본 일이 거의 없으므로 워드, 애크러뱃, 파폭 쓴 시간이 곧 내 주무 시간이다. 5번 윈도우는 뭔지 잘 모르겠다. 아이들 상태를 말하는 것 같기도. 6번은 맨날 쓰는 텍스트 편집기고, 7번은 코딩할 때만 쓰는 아톰 편집기다. 8번은 엑셀, 9번은 명령 프롬프트(주로 각종 개발 환경 설정 시 사용)였다. 10번은 마감 때 외주자와 채팅용으로 쓰는 카카오톡이다. 카톡 따위, 마감 아닐 때는 켜지도 않는다.


참고로 11위~20위는 다음과 같다. 노트패드++는 회사 사이트에 미출간 원고를 HTML로 올릴 때 주로 썼다(그런데도 12시간이라니 새삼 내가 얼마나 노가다를 했는지 느껴진다). 이클립스는 자바, 스칼라 다루는 원고 만질 때 썼다. 전에도 썼듯 이 두 언어만은 아톰보다 이클립스가 편하다. 오픈 캡쳐(1.4.4)는 수년간 사용 중인 완소 캡처 도구.


다음은 응용프로그램에 상관없이 많이 쓴 문서. 예상대로 구글 문서, 지메일, 구글 검색이 상위에 있고 15번에 캘린더도 있다. 4번 트렐로는 팀에서 기획 용도로 쓰는 웹 서비스다. 5번 나무위키는... 할 말이 없습니다. 6번은 구글 시트용 스크립트 코딩에, 7번은 구글 드라이브 파일 정리에 많은 시간을 썼음을 보여준다. 정말 이 회사 처음 왔을 때는 구글 드라이브에 계층구조 따윈 없고 혼돈의 카오스 그 자체였다. 8번 스택오버플로... 이것도 좀 찔린다. 9번은 기획 활동을 위해 페이스북에서 보낸 시간으로 이해하면 되겠다. 절대 놀려고 들어간 게 아님. 어차피 친구도 몇 없다. 그 밖에 서점이나 영어 위키백과가 있고, 11번, 14번은 마감한 원고, 16번은 요즘 열심히 보고 있는 원고다. 아 이 원고를 생각하니 갑자기 마음이 무거워지네.


이상이 매닉타임 무료 버전이 제공하는 네 가지 주요 통계다. 시간 관리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3~6개월) 사용해보고 자기진단에 활용하는 것도 괜찮을 거다. 설치하면 항상 백그라운드에서 아무 알림도 없이 돌아가고, 트레이에 떠 있는 걸 클릭하면 이상과 같은 통계를 확인하고 엑셀로 내보낼 수 있다. 분석은 귀찮지만 내가 무슨 프로그램을 많이 썼고 무슨 문서를 많이 봤는지 같은 걸 보는 건 의외로 재미있다.


물론 브라우저나 텍스트 편집기를 여러 개 쓸수록 더 정확한 패턴을 알 수 있다. 회사 PC에서도 비발디랑 페일문을 쓰긴 하는데, 특정 원고 볼 때만 쓰고 방치하다 보니 통계에는 잡히지 않았다. 앞으로는 일상적인 용도를 정해서 자주 사용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걸 해당 기간에 마감한 원고와 비교해서 보면 어떤 책에 시간을 더 들였는지도 대략적으로 알 수 있겠지만, 그렇게까지 분석하기는 귀찮다. 애초에 집에서 일한 시간은 포착되지 않으니 의미가 없다.


그러니까, 내가 지각을 많이 한다고 내 업무 태도에도 관심이 없는 건 아니라고. (두 번 말했다.)


이 포스트에 사용한 엑셀 파일은 이거. 백업용.

https://www.dropbox.com/s/34z21uuzwk5xben/report.xlsx?dl=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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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필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