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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이 미쳤다

 | 음악
2007/11/01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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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에서 잘라온; 배너


뭐 사실 이런 류의 반값 할인 이벤트는 포노 시절에도 여러 번 있었던 게 사실이고 해서, 별 기대없이 록 음반 목록을 한번 훑어봤는데 한 4페이지 정도 보다보니 Radioactive 레이블에서 나온 60년대 싸이키델릭을 비롯해서, 만원도 안 되는 Captin Beefheart 앨범이라든가 하는 상품들을 발견하고는 잠이 확 깨버렸다.

그럼에도 지름신에 굴복하지 않고(이때까지만 해도 자신이 자랑스러웠다) 보관함이나 한번 보러갔다가 이번엔 정말 굴복하지 않을 수 없게 되어버렸다... 내 보관함에 있는 음반들은 ECM과 GOD 레이블 음반들이 주를 이루는데, 설마했던 ECM 음반들마저 50% 할인중이라는 사실을 발견해버린 것이다!!! 뭣보다 가슴아픈 음반이 한 장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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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에 주문했던 음반들


이 8월에 샀던 책들 중에 어쩌다 끼어있던 음반 한 장...

키스 자렛의 [Radiance]. 8월에 27000원 주고 샀는데... 지금은 15000원이다 OTL

뭐 그나마 다행이랄까, 혹시나 해서 키스 자렛 음반을 다시 한번 살펴봤는데, 전부 50% 할인하고 있지는 않더라. 음반이 비쌀수록 50% 할인폭은 커지니까, 만약 Sun Bear 콘서트 같은 박스셋도 할인을 한다면 주저없이 구매하겠다만... 안타깝게도 그렇지는 않았다.

바로 이 음반. 알라딘 마이 리스트에 썼던 설명을 옮기자면... "1976년 일본 교토, 오사카 등등에서 있었던 공연 실황 음반. 엘피 10장으로 나왔다가 이번에 씨디 6장으로 다시 나온 건데, 너무 비싸서 20대가 끝나기 전에 살 수 있을지 의문이다 -_-"

결국 보관함에 들어있는 ECM이나 GOD 음반들 중에서 적당히 5만원 골라서 주문을 해야겠다. 괜히 할인중인 목록 계속 훑다보면 생각도 않았던 음반을 사고싶어 미쳐버리는 일이 생길 듯하니 음-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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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Keith Jarrett - Facing You
키스 자렛 (Keith Jarrett) 연주/ECM

1971년에 녹음되어 72년에 나온 이 음반은, 말하자면 뒤에 시작될 키스 자렛(Keith Jarrett)의 즉흥 피아노 솔로 연주의 전조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이 음반이 나오기 전에도 그가 전혀 유명하지 않았던 건 아니고, 이 음반이 나온 뒤에 특별히 더 유명해진 것도 아니다. 그의 전설이 시작된 건 사실 73년, 75년의 공연 이후라고 볼 수 있으니까.

개인적으로 나는 키스 자렛의 피아노 솔로 외의 음반에는 거의 관심이 없다. 특히 쿼텟으로 낸 음반, 가령 AMG 별 다섯 개(!)를 받은 [The Survivor's Suite](1977) 같은 음반은 딱 한번 듣고 쳐박아둘 정도로 싫어하기까지 한다. 내 취향이 편협해서인지도 모르겠다. 혹은 모르지, 한 40대 쯤 되면 그런 음반이 좋아질지도.

그래서 나는 계속해서 그의 피아노 솔로 음반들을 모으고 있다. 중간중간이 많이 빠져있긴 하지만, 어쨌든 그 목록의 맨 앞에 이 음반이 있었다. 라이브가 아니라 스튜디오 레코딩이라는 점 때문에 "혹시 실망하면 어떡하지"라는 우려를 많이 하면서 구매를 했지만, 기우였음이 밝혀졌다. 26살의 키스 자렛은 다소 감성적이고 다분히 차분하지만, 그럼에도 내가(그리고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원했던 '차가운 아름다움'을 여전히(아니 사실은 이미 이때부터) 지니고 있었다.

게다가 후기의 음반을 먼저 들은 나로서는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연주에 대충대충 맞춰 미친 사람처럼 흥얼대기'가 이 음반에서도 등장한다는 점이 꽤 마음에 들기도 했다. 사실 스튜디오 레코딩이라 없을 줄 알았다, 정말로.

여기까지 글을 읽었다면, 이미 귀에 들리고 있을 그의 음악에 귀기울여보라. 이것이 26살의 한 남자가 악보 한 장 없이 피아노 앞에 앉아 즉석에서 연주한 음악이라는 사실을 믿을 수 있는가?



덧:
 글 쓴 김에 알라딘 서재에다가 그의 피아노 솔로 음반 목록을 작성해봤다.
 http://blog.aladdin.co.kr/feelyou/1466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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